스타

341명이 만든 AKB48의 아이돌 제국

돈타이쿤 2025. 5. 14. 19:45
반응형


AKB48은 어떤 그룹인가?

AKB48은 2005년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를 기반으로 결성된 초대형 아이돌 그룹이다. 그룹명은 활동 거점인 아키하바라(AKiBahara)의 약자 'AKB'와 처음 기획된 멤버 수에서 따왔다. 음악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기획한 이 그룹은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이라는 혁신적인 콘셉트로 일본 아이돌 산업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달리 AKB48은 아키하바라에 있는 돈키호테 백화점 내에 자체 전용 극장을 두고 거의 매일 공연을 진행한다. 이런 시스템은 팬들이 일상적으로 좋아하는 아이돌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악수회, 사진 촬영 등 팬들과 직접 교류하는 이벤트도 자주 개최한다.


AKB48은 일본 역사상 여성 아티스트 중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했다. 2019년 기준으로 무려 6천만 장 이상의 음반이 팔렸고, 35개 이상의 싱글이 오리콘 주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또한 30개 이상의 싱글이 100만 장 이상 판매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AKB48의 독특한 팀 시스템

AKB48은 원래 여러 팀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처음에는 팀 A, 팀 K, 팀 B로 시작해 이후 팀 4, 팀 8 등이 추가됐다. 각 팀은 약 16-24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1. 멤버들의 체력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공연이 가능하다
3. 팀마다 다른 콘셉트를 가져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
4. 팬들이 응원할 특정 팀을 선택할 수 있다

미사키 이와사(전 멤버)에 따르면 각 팀은 고유한 테마가 있다. 팀 A는 자유로움을, 팀 B는 귀여운 의상을 착용한 아이돌 같은 이미지를, 팀 K는 강하고 파워풀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2023년 10월부터는 팀 제도를 없애고 정규 멤버와 연구생으로만 개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8명 이하로 제한했던 극장 공연 출연 인원도 16명으로 늘리면서 팀제와 캡틴제를 중단하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연구생과 졸업 시스템

AKB48은 정규 멤버 외에도 '연구생(けんきゅうせい)'이라 불리는 연습생 제도를 운영한다. 연구생들은 정규 멤버가 되기 위해 훈련하며 백업 댄서로 활동하거나 소규모 공연에 참여한다.

멤버들은 나이가 들거나 연기, 솔로 가수 등 다른 진로를 위해 '졸업'한다. 졸업은 AKB48을 떠나는 것을 의미하지만,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문화다. 졸업 공연은 팬들에게 특별한 이벤트로 여겨진다.

창단 이후 약 341명의 멤버가 AKB48을 거쳐 갔으며, 현재도 수십 명의 멤버가 활동 중이다. 멤버 나이는 10대 초반부터 30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총선거 시스템

AKB48의 가장 독특한 점 중 하나는 '총선거(선발 총선거)' 제도다. 팬들이 투표해 싱글 타이틀곡의 센터(중앙 포지션) 멤버와 참여 멤버를 결정한다. 일반적인 '1인 1표' 선거 방식과 달리, 투표권을 확보한 수만큼 권리를 행사하는 '1인 다표제'로 운영된다.

CD를 구매하면 투표권을 얻을 수 있어 음반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된다. 총선거 결과 발표는 일본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될 정도로 큰 행사다. 이런 팬 참여 시스템은 멤버들의 인기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팬들에게 직접적인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역대 총선거 1위 멤버


AKB48의 음악적 성과

AKB48은 일본 음악 산업에서 놀라운 기록들을 세웠다. 63개의 싱글, 7개의 정규 앨범, 3개의 컴필레이션 앨범 등 방대한 음반을 발표했다.

2012년 음반 및 DVD/블루레이 판매로만 2억 2,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2012년 아티스트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8년에 발매된 그들의 최고 판매 싱글인 "Teacher Teacher"는 빌보드/사운드스캔에 따르면 300만 장 이상 판매됐다.

대표곡으로는 "헤비 로테이션(Heavy Rotation)", "플라잉 겟(Flying Get)", "고이스루 포춘쿠키(恋するフォーチュンクッキー)" 등이 있다.


글로벌 확장: 48 그룹

AKB48의 성공으로 일본 내외에 여러 자매 그룹이 생겼다. 이를 통틀어 '48 그룹'이라고 부른다.

일본 내에는:
- SKE48 (나고야 사카에 기반)
- NMB48 (오사카 난바 기반)
- HKT48 (후쿠오카 하카타 기반)
- NGT48 (니가타 기반)
- STU48 (세토내해 지역 기반)

해외에는:
- JKT4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 BNK48 (태국 방콕)
- MNL48 (필리핀 마닐라)
- TPE48 (대만 타이페이)

해외 자매 그룹의 경우 운영은 전적으로 현지 기업이 하되, AKB48의 곡 라이센스와 사업 모델만을 전수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마치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이 일본의 포맷을 수입해 제작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한국과의 인연

AKB48은 한국에서도 일정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2009년 "大声ダイヤモンド(큰 소리 다이아몬드)"의 성공 이후 한국 팬이 많이 유입되었다.

2017년 12월 프로듀스 48이 한국에 소개되면서 48그룹의 팬이 된 사람들이 새롭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2024년에는 한국 팬미팅이 열리고 위버스도 개설하면서 한국 및 해외 팬덤이 점점 성장 중이다.


엄격한 규율과 연애 금지

AKB48 멤버들은 꽤 엄격한 규율 하에 활동한다. 특히 연애 금지 규정은 가장 잘 알려진 규칙 중 하나다. 멤버들은 사생활, 특히 연애에 제한이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강등이나 퇴출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이런 규정은 '아이돌은 팬들의 꿈과 희망'이라는 일본 아이돌 산업의 전통적인 관념에 기초한다. 하지만 이런 엄격한 규제는 때때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AKB48이 일본 문화에 미친 영향

AKB48은 단순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 일본 대중문화의 중요한 현상이 됐다. 멤버들은 드라마, 영화,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 그룹의 성공은 일본 아이돌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이라는 접근법은 팬들과의 관계를 더 밀접하게 만들었고, 이후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이 모델을 따라하게 됐다.

AKB48은 일본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음악 아티스트 중 하나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판매량 7위의 걸그룹이다. 또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세계에서 가장 큰 팝 그룹'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AKB48에 대한 비판과 논란

AKB48은 인기만큼 논란도 많았다. 일부에서는 어린 멤버들의 과도한 성적 이미지, 엄격한 연애 금지 규칙, 무리한 스케줄 등에 대해 비판했다.

총선거에 대해서도 스타성이 아닌 자금력 순위를 팬덤 파워의 순위로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아이돌의 탄생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있다. CD 구매 수에 따라 투표권이 주어지는 시스템은 경제력이 있는 팬들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AKB48은 계속해서 새로운 세대의 멤버들을 영입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의 AKB48

초창기 멤버들은 대부분 졸업했지만, AKB48은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계속 활동 중이다. 2024년 3월에는 요코하마 피아 아레나 MM에서 '봄 콘서트 2024'를 개최했고, 일부 멤버들이 새로운 그룹인 KLP48로 이적하는 등 조직 개편이 계속되고 있다.

2023년에는 팀 제도를 없애고 정규 멤버와 연구생으로만 구분하는 새로운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성기에 비해 인기가 다소 줄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일본 아이돌 문화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많은 멤버가 졸업한 후에도 연기자, 모델, 솔로 가수 등으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어 AKB48이 아이돌 육성 시스템으로서도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

AKB48은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이라는 혁신적인 콘셉트로 일본 아이돌 산업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수백 명의 멤버가 거쳐간 이 그룹은 일본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쳤고,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팀 체제, 총선거, 졸업 시스템 등 AKB48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은 팬들과의 강한 유대감을 형성했고, 이것이 그룹의 오랜 성공 비결이 됐다. 현재는 체제를 개편하여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AKB48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화하며 아이돌 문화의 아이콘으로 남을 것이다.

반응형